ITE (이테)-In The Booth [MV/가사]

ITE (이테)-In The Booth

이테 (ITE)가 EP [소리선] 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 In The Booth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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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이테)-In The Booth 가사

여기 눕고 싶다 부스 안에
무신론자였으면 직접 난 굿할래
제일 끝 쪽으로 둔다 해도 온도뿐
샤워기 수압에 갈증을 느끼다 다시 맞춰, 중간에
화장실 안엔 누가 들어올 순 없지
마음만은 누운 채로 부스 안에 서서
물 적신 채로 하루 정리 끝 보고서
내 플레이리스트 틀어놓고 혼자 탭댄스
이런저런 생각들 더하고 뺄셈
재생 틀으면 다행히도 광고 뜬 이후
프리미엄하지 못한 삶 덕분에 끊기는
채로 끄덕여 습관처럼 그게 편해서
사실 익숙한 거야 깊이 박힌 걸 빼면 과다출혈해
이대로 사는 게 안 불편해

샤워부스 안이면 됐지, 더 뭐를 원해
my old days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all for you, it’s all for you, it’s all for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all for you, it’s all for you, it’s all for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all for you, it’s all for you, it’s all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이라던데 소파가 커
너가 쉴 곳은 많고 내겐 욕실 같어
나무위키 같은 관계들 편집
미안함보단 내가 고파서 한 평의 날 분리해놓았어
나의 섬, 나의 몸 여기에
욕조가 있으면 좋겠다 하곤 해
한 시간 기꺼이 몸세탁
손에 주름질 때까지 날 가릴 입욕제가 범인
물 다 빠진 다음 그 흔적들에 날
대충이라도 몸을 욱여넣을 때야
알아버렸어 옷과 남을 다 떼어놓고 봐야 보이네
내 알몸, 이걸 받아줄 사람 몇 없는데
여기서만 쌍욕하고 밖에선 웃지
이 삼사십분에 하루를 퉁 쳐
내일은 다른 나로 살자며 보는 집의 거울
오 그건 일회용품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all for you, it’s all for you, it’s all for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내 방은 내 마음
수건으로 머리 안은 왜 안 닦여
마르지 않은 채로 방밖에 나왔어
시킨 적 없는 택배스러운 생각들
안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평생 거기 있을 현관 앞에 가서
커터칼 그어, 뽁뽁이 뜯어
완충재 없이 내 감정 엿보러
뻐끔댈 수도 없어 가라앉지 못해서
나 샤워하다 익사할 수도 있어 거짓 좀 보태서
but good night
하긴 그게 너니까

ITE (이테)-In The Booth

공감각적 심상은 우리 모두 인생에서 자주 경험해 보는 것이다. 화려한 음악에서 높은 해상도를 느끼거나, 동굴에서 외친 소리가 울리면서 돌아오는 기분. 혹은 무관심한 남의 태도에서 느끼는 차가운 온도 말이다.

 

그리고 원래 강렬한 경험일수록 여러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눈이 보는 걸 코로 맡다니. 실제로 일하는 기관은 따로 있는데 엄한 녀석들이 동조해 주는 이 경험은 철저히 상상에 불과하지만, 상상력이라는 게 결국 무엇인가.

주어진 세상을 본인이 보고 싶은 이미지로 변환 시켜주는 필터 아닐까? 이건 인간이 가진 특권이고, 그렇게 투영된 그림을 전달하는 건 창작가로서 가져야 할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는 바, '소리선'이라는 개념은 이런 점에서 아주 성공적인 예시라고 자부한다.

이 소리선이 이테의 세상을 두 면으로 나눴다. 그 선을 통해 안과 밖, 현실과 이상, 또 성공과 실패를 본다. "저 선을 넘고 싶다"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지만 사실 형체 없는 무지개를 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충분히 멀리 가고 나서야 멀리 왔다는 걸 인지하게 된다. 그렇다. 이 앨범은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선은 언제나 개인적인 기준에 맞춰져 있기에 실패는 늘 개인적인 실패다. 아무리 선으로 이상과 현실을 나눠도 실제 인생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애매한 가운데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깨달음이 이테 인생의 다음 이정표를 보여주는 네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당신도 알듯이, 네비게이션 속 본인의 위치는 언제나 가운데로 맞춰져있다.

요즘 시대에 솔직해서 좋은 점은 실리적으론 없다. 행복한 시간, 좋은 사람들과 있는 자리, 쉽게 말해 눈에 담기 좋은 것만 보고 싶어 하는 흐름을 이 앨범은 운을 떼기도 곤란한 내용으로 감히 거스른다. 거부감이 들지언정, 있는 그대로 본인의 과오를 써낼 용기는 타 앨범들이 가지지 못한 굉장한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 장점을 살려주는 프로덕션이 든든하다. 바뀌는 감정에 맞춰 변화하는 비트, 단지 벌스를 채워주는 용도가 아니라 시나리오에 맞는 배역에 캐스팅 된듯한 피처링진들. 차분한 이테의 톤과 독특한 어휘 선택은 이 앨범을 좋은 음악으로 만들어주기 충분하다. 무게감이 있다고 다 좋은 작품이 될 순 없지만, 그 무게감을 음악과 균형 있게 맞추어 오히려 편안함이 생겼다. 어려운 이야기를 듣기 쉬운 음악으로 풀어냈다는 점은 틀림 없는 성취이자 성공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성공담과 비슷한 만족감이 있다. 이테의 소리선을 즐겨보시라.

글: 쿤디판다 (Khundi Panda)

Executive Producer: SungHwan Moon, Khundi Panda, ITÉ
Production: Midnight Munchies
Vocal Director: Khundi Panda

 

ITE (이테)-In The Booth [MV/가사]